♡ 영상과 고운 글 ♡/연용옥님의 글

묘비명 .. / 청맥 , 연용옥

반디불~ 2010. 11. 14. 07:44


묘비명 ..   
       청맥, 연용옥
 회사 계단에서 
 말라 버린 
 고무나무 이파리를 보았다
 포동포동 살찐 모습은 어디가고
 얇은 종이처럼
 생의 모습 감추고
 암 갈색의 쪼그라든
 미이라의 모습으로 
 내게 다가와서는
 " 여보게 
 혹 한가하거들랑
 묘비에 이렇게 써주게 "
 " 한때는 빛나고 
 아름다운 젊음이 있었으나 
 소외된 삶이 싫어
 이곳을 떠나다 "
 후회한다
 나라도 관심을 보였더라면
 사죄(謝罪)의 마음으로
 마지막 잎새를 가슴에 안았다.
 2004 ,