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의 행복지수
詩,박가월
나의 행복지수는 저조하다
우선 새벽에 일어나 밥을 차려 먹어야 한다
돈을 제대로 못 벌어다 주면서
아내가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
아내가 아침에 나가면
노출된 땡볕에 풀죽은 잎을 하고 늦게 들어온다
내가 새벽에 일터로 가면서
새벽잠을 깨우는 게 죄인 같아
도독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부엌을 들어갔다
안쓰러워 차린 밥상이 내 몫이 되었다
나이드니 직장에서 천덕꾸러기
그마져 못 버티면 어디로 가겠는가
견뎌야 한다
어른이 되어 떳떳하게
친구를 불러 술 한 잔 못하고 사는 신세
깡소주로 버텨야 하는 인생이다
아이들은 친구를 만난다
공부를 한다 늦게 들어오고
상대해 주는 인물은 그래도 개가
꼬리를 흔들어 반겨준다
아비는 차비하고 점심값이 전부인데
아이들이 잘 못 될까봐
아비보다 용돈을 얹어 주지만 마음에 차겠는가
가장이 돈을 못 벌면 설 자리가 없다
나의 행복지수는 사십 점 밑바닥 인생을 가고 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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