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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움이 닿은 곳은 / 오광수

반디불~ 2020. 11. 2. 04:54
그리움이 닿은 곳은 글/오광수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 때 같이 걸었던 그곳에 다시 와보니 세월은 당신의 흔적을 지워버렸습니다 수줍은 바람에 실려 이름 모를 꽃내음과 함께 나를 황홀케 하던 당신의 향기와 들릴 듯 말듯 한 목소리에 실린 당신의 콧노래가 바스락거리는 낙엽의 질투로 제대로 들리지 않던 그때가 다시 보고 싶어 행여 조금이라도 그리움이 그 자리에 있을까 그 길을 걸어보지만 그때에는 그렇게 짧아 안타깝던 거리가 오늘 보니 멀게만 느껴집니다 옛사랑의 그리움이 닿은 곳에 다시 왔지만 이젠 사랑의 흔적이 사라져 허무해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