♡ 영상과 고운 글 ♡/시인님들의 글

무명 시인의 비애/고경숙

반디불~ 2019. 12. 28. 05:15
 
무명 시인의 비애
 
글/고경숙 
사모하는 너에게 빠져
알 수 없는 시구들이 길게 드러눕는 밤
중천에 뜬 보름달
속눈썹 가물거리도록 이울 줄 모르고
나는 너의 포로가 된 채
밥도 안 되는 시를 밥 먹듯 쓴다
시간에 잡힌 노예처럼 강제로 쓴다
이름은 없지만 그래도 좋아서 쓴다
고치다 만 원고뭉치
도수 높은 돋보기가 아직도 침묵이다

무명 시인의 비애, 950-1500.swf
4.0MB